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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러브레터'는 일본 감독 '이와이 슌지'가 본인의 소설을 기반으로 직접 각본, 연출을 맡아 제작한 일본 로맨스 영화로 일본 북해도 '오타루'의 설원을 배경으로 빼어난 영상미와 함께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1999년에 개봉되어 일본 보다 더 인기와 인지도가 높았는데요 여기서는 혼란스럽지만 첫사랑의 여운, 최고의 장면, 배우 '나카야마 미호'의 1인 2역에 대해 각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 혼란스럽지만 첫사랑의 여운
- 최고의 장면
- 1인 2역
혼란스럽지만 첫사랑의 여운
약혼자인 '후지이 이츠키'가 등산 도중 조난으로 세상을 떠난 지 2년, 주인공 '와타나베 히로코'는 아직도 죽은 약혼자를 잊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고향인 '오타루'에서 치러진 추모식을 찾은 '히로코'는 그곳에서 우연히 약혼자 '이츠키'의 중학교 졸업앨범을 발견하죠 답장이 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아직도 그를 잊지 못하는 복잡한 마음에 졸업앨범에 적혀 있는 '이츠키'의 주소로 편지를 보내보는 '히로코'. 그러던 어느 날 놀랍게도 편지의 답장을 받게 되는데, 알고 보니 그것은 약혼자인 '후지이 이츠키'와 같은 중학교에 다녔던 동명이인의 여학생인 '후지이 이츠키'가 보낸 것이었습니다. 졸업앨범을 다시 찾아본 후 그녀가 자신과 많이 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약혼자 '이츠키'가 자신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며 사귀자고 한 것은 중학교 시절의 그의 첫사랑인 '이츠키'와 자신이 매우 닮았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도 깨닫습니다. 한편, '히로코'와 편지를 주고받게 된 '이츠키'는 고향에 남아 도서관 사서 일을 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편지로 인해 그녀(이츠키)는 중학교 시절 자신과 동명이인이었던 남학생인 '이츠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데, 호기심과 그리움에 이끌린 '히로코'는 '이츠키'에게 약혼자의 중학교 시절 추억을 듣고 싶다며 편지로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녀(이츠키)는 자신의 기억을 더듬어 그 시절 동명이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같은 반 친구들에게 놀림당했던 일들을 이야기해 줍니다. '히로코'는 그녀의 편지를 읽으면서, 약혼자 '이츠키'가 그녀(이츠키)를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한편 '이츠키'는 히로코의 부탁으로 사진을 찍기 위해 자신이 다녔던 중학교까지 다시 방문하게 되는데, 학교 선생님에게 동창인 후지이 이츠키가 2년 전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충격에 빠지게 되죠.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오랜 기간 감기를 앓고 있던 '이츠키'는 이 날 갑작스럽게 병세가 악화되어 심한 고열과 함께 쓰러지게 됩니다. 과거의 두 이츠키는 같은 반에서 같은 이름을 가졌다는 것 때문에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관심을 가졌지만, 소심한 성격 때문에 말하지 못하고 지냈었습니다. 그저 도서관 도서부장이었던 여자에게서 자주 책을 빌렸을 뿐입니다. 한편, '아키바'는 여자 친구를 위해 죽은 '이츠키'에게 인사를 하러 가자고 제안합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이츠키'가 조난당한 눈 덮인 산에 올랐습니다. 이 장면이 그 유명한 러브레터의 명대사 잘 있나요? 난 잘 있어요 그리고 여자 '이츠키'의 집에 중학교 후배들이 찾아옵니다. 도서관 책 안쪽의 대출 목록을 보여주는데, 거기에는 남자 이츠키가 그렸던 자신의 초상화가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십여 년이 흐른 후에야 그가 자신을 짝사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초상화를 보고 남자 '이츠키'가 본인을 좋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눈물을 흘립니다. '이츠키'를 통해 그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 '히로코'는 그에게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최고의 장면
영화 '러브레터'는 주인공이 하얀 설원 위에서 죽은 약혼자를 향해 안부인사를 외치는 장면으로 많이 기억되고 있는 것 같아요. 이 장면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장면이 이 영화의 백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모교를 방문했다가 만난 중학교 후배들이 어느 날 책 한 권을 들고 '이츠키'에게 갑자기 찾아오죠. 무슨 연유에서인지 책 뒷면을 얼른 봐 보라고 재촉하는 학생들로 인해 '이츠키'는 책 뒷면의 도서카드에 정성스럽게 그려진 자신의 초상화를 발견합니다. 이 상황에 마음이 아련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운 '이츠키'는 학생들의 호기심 어린 눈초리에 도서카드를 숨길 주머니를 찾지만, 하필 주머니가 없는 옷이었기에 눈물 어린 어색한 웃음을 짓습니다. 10년이 지난 후에야 남자 '이츠키'가 본인을 좋아했었다는 장면을 정말 세련되게 연출했던 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개인적으로 보고 난 후에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1인 2역
'러브레터'는 남자 주인공 없이 완벽한 멜로를 그려냈다는 점에서도 주목해 볼 만한 영화다. 실존하지 않는 '후지이 이츠키'를 두고 편지를 주고받는 두 여성. 히로코와 이츠키를 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1인 2역으로 소화했다는 점은 더 놀랍다. 한 남자의 과거, 현재 연인이 같은 얼굴이란 설정은 관객의 심층적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데, 감독 '이와이 슌지'는 이런 설정에도 원 없이 사랑한 자들을 위한 메시지를 심어두었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죽은 자에 대한 기억을 나누는 히로코와 이츠키의 일상은 교차 편집으로 나열된다. 이츠키를 통해 죽은 연인의 소중한 과거를 알게 된 히로코와 히로코를 통해 잃어버린 시간을 찾은 이츠키. 두 사람은 서로를 통해 삶의 빈칸을 채운다. 얼핏 이 광경은 이츠키가 히로코의 얼굴을 한 자신에게, 히로코가 이츠키의 얼굴을 한 자신에게 스스로 안부를 묻고 지난날의 상처를 매듭짓는 과정으로 읽히기도 한다. 여러모로 두 캐릭터의 맞닿는 부분과 개성 있는 부분을 확실히 짚어 몰입도를 높인 나카야마 미호의 연기에 극찬을 보낼 수밖에 없는 부분. 나카야마 미호의 필모그래피 대표작으로 '러브레터'가 빠질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