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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멜로 영화 중 상당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파이란'은 유명 배우 최민식의 젊은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여배우 장백지와 생각보다 괜찮은 조합이라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좋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사랑의 힘이 정말 대단하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 영화 속 메시지, 감상평을 서술하겠습니다.
목차
-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
- 영화 속 메시지
- 감상평
가슴아픈 사랑 이야기
강재(최민식)는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삼류 건달이다. 사실 마음은 여렸던 강재는 건달을 하기에는 독기가 부족했고 깡도 없었다. 뒷골목 동기였던 용식(손병호)은 깡도 있고 독해서 보스 자리까지 올라간 것에 비하면 강재는 후배 건달들도 강재를 보면 인사도 안 하고 무시하기 일쑤다. 강재는 자존심 하나로 자신을 무시하는 후배 건달에게 복수로 갚아준다. 강재는 보스 용식에게 다시 두들겨 맞으며 복수는 그렇게 회귀한다. 그래도 친구인지라 때린 게 미안해 술 한잔하는데 상대편 보스가 영업장에 온 걸 본 용식은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상대편 보수를 죽게 합니다. 용식은 정신을 차리고 조직의 운명이 걸린 일이니 강재에게 보스인 자기 대신 교도소에 가 달라 부탁한다. 대신 강재의 꿈이던 배 한 척을 사주겠다는 조건을 건다. 강재는 용식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경찰서에 자수하기로 결심했는데 갑자기 자신도 잊고 있었던 호적상 아내가 죽었다며 경찰이 찾아온다. 강재는 과거 용돈벌이로 위장 결혼을 했었다. 강재도 잊고 있었던 호적상 아내로 존재였던 파이란. 파이란은 가족을 모두 잃고 유일한 친척인 이모를 찾아 한국에 왔는데 이모는 캐나다로 이민을 간 상황에서 아무런 연고가 없어 한국에서 돈을 벌어야 했다. 한국에 계속 머물기 위해 결혼을 하고 세탁소에서 일을 하며 억척스럽게 살았다. 파이란은 법에 어긋난 체류로 경찰이 의심하여 잡혀갈 위기가 있었는데 결혼 서류 때문에 잡혀가지 않게 되면서 만난 적 없는 강재에게 의지하고 위로받고 있었다. 그렇게 강재 사진을 보며 살아가던 파이란은 결핵에 걸려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죽게 되었던 것이다. 강재는 장례절차를 밟기 위해 파이란이 살았던 바닷가 시골마을로 가는데 파이란이 남겼다는 편지를 읽어본다. '강재 씨' 고맙습니다. '강재 씨' 덕분에 한국에서 계속 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여기 사람들 모두 친절합니다. 그렇지만 가장 친절한 건 당신입니다. 나와 결혼해 주셨으니까요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손 편지에 마음이 무너져내리는 강재. 보스 대신 교도소나 들어가는 호구이고 누가 봐도 비루하고 못난 인생인데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주니깐 지금까지 잘못 살아온 시간들에 회한의 눈물이 흐른다. 모두가 자신을 무시하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 준 파이란의 존재는 강재를 변하게 만들었고 강재는 건달짓 그만하고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마음먹는다. 보스 용식에게 대신 교도소 못 들어가겠다고 미안하다고 전화하고 파이란이 남편인 자신을 향해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보며 미소 짓고 있는데 용식의 부하가 들이닥쳐 강재의 목을 조른다. 주인공은 영상 속 순수한 파이란이 수줍게 노래 부르는 모습을 쳐다보며 죽어갑니다. 영화는 그렇게 마무리됩니다.
영화 속 메시지 : 사랑의 힘
사랑은 증오와 더불어 인간의 정신에 영향을 매우 크게 끼치는 감정 중 하나이다. '에리히프롬'에 따르면 사랑도 밥과 같은 것이라 계속 충족되지 못하면 결핍으로 인한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부모님의 사랑, 친구들과의 우정, 연인 간의 사랑을 많이 할수록 좋은 밥을 많이 먹는 것처럼 정신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모든 걸 가정환경 탓을 할 수는 없겠지만 사랑의 영향력은 크다고 생각한다. 아마 강재도 사랑을 못 받고 컸을 테고 어른이 되어서도 비루한 건달로 살다 보니 인정받지 못했다. 어쩌면 험한 말과 센척하는 것은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의 표출이었는지도 모른다. 사랑은 불완전하지만 불완전한 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
감상평
타지에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던 파이란은 남편 강재의 사진으로 힘을 내고 있었고, 비루한 삶을 사는 삼류 건달 주인공 강재는 여린 마음은 숨기고 자존심 하나로 겉으로 센척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호적상 아내의 죽음과 사랑의 편지는 그의 인생에 반환점이 되지만 잘못 살아온 인생이 강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고 죽음이 눈앞에 와있었다. 깨달은 순간 죽게 되었으니 그래서 슬픈 영화다. 어떤 사람은 제대로 된 인생을 살지도 못하고, 또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다. 영화 속 주인공 강재가 그렇다. 그런 주인공이 조건 없이 사랑을 받는다. 두 사람은 제대로 만나지도 못한다. 그런 기이하고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특히 마지막에 방파제에서 편지를 읽으며 우는 장면은 정말 슬프다. 볼 때마다 울적하게 만드는 파이란, 정말 한국영화의 명작이다.